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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07 [중국, 수저우] 2부- 밤풍경 28
  2. 2008.12.05 [중국, 수저우] 전통 깊은 아름다운 운하와 정원의 도시 1부 - 하루 낮 26
  3. 2008.11.15 상해, 무석 출장 이모저모 24

[중국, 수저우] 2부- 밤풍경

예정해두었던 업체 방문하나가 취소가 되었기에 우씨(無錫, 무석)에서 무작정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수저우(蘇州, 소주)로 향했습니다. 기차로 20여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이기에 하룻밤 묵고, 다음날 오전 관광한 후 상해로 넘어가면 되겠거니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덕분에 아무 준비도 없이 무작정 도착해서 호텔을 잡았습니다. 우리나라 관광호텔 수준도 안되는 곳이었지만, 그래도 인터넷도 사용할 수 있고 시설은 깨끗했습니다. 체크인해서 짐을 풀고나니 저녁 7시정도.. 저녁을 먹고, 한바퀴 돌아오자는 생각에 카메라와 약간의 돈만 가지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무작정 걸었는데, 럭키! 5분쯤 걷고 나자 운하같은 곳이 보이더군요. 골목을 도는 데 두눈 가득 너무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었습니다. 아무 기대 없이 걷던 컴컴한 골목길을 벗어나와 이렇게 깨끗하게 시야가 트인 곳이 눈에 들어와 더 아름답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잔잔한 호수위로 옛건물들의 실루엣이 현대적인 색으로 비치고 있는 모습은 매우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습니다. 약간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낭만적인 분위기에 두 손을 꼬옥 마주 잡은 연인들과 가족들의 나들이도 많이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운하 옆으로 민속(?) 마을을 재현해 놓아 그 안에는 작은 찻집들과 음식점, 각종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아직 입주한 집은 절반밖에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다른 곳보다 아기자기한 찻집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혼자가 아니었다면 들어가서 차와 다과를 즐기고 싶었지만, 찻집 사람들은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 걸 익히 알고 있는지라 외국인 여자 혼자 야심한 시각에 혼자 다니고 있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아 참았습니다. 끙..  





중국도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국의 것, 전통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관광지 건물을 지을때도 예전 디자인을 따라서 만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그 질도 날로 향상되고 있구요.


기분좋게 저녁 산책을 즐기고 난 후 호텔로 돌아가는 길, 현지 중국인들이 발맛사지 받는 가게가 눈에 띄었습니다. 외모로 중국인과 구별할 수 없는 저는 외국인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_-;;) 자연스럽게 현지 중국인들과 섞여 한시간에 20위엔(4,000원 이하)만 주고 시원하게 발맛사지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나서 슈퍼에서 물 한통 사서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돌아왔습니다. ^-^


[중국, 수저우] 전통 깊은 아름다운 운하와 정원의 도시 1부 - 하루 낮

"上有天堂, 下有蘇杭.(위로는 천당이 있고, 아래에는 수저우[蘇州,소주]와 항조우[杭州,항주]가 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 사람들은 수저우에 대한 강한 자긍심과 애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었던 그곳을 출장길에 잠시 들렀습니다.

운하의 도시, 수저우

수저우의 대표적 관광지는 운하를 따라 죽 늘어서 있는 가옥들과 오래된 역사를 지닌 정원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 <그린 로즈> 에서도 비슷한 배경이 등장했었죠~ 아침해가 뜰 무렵 운하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인력거를 타고 가다가 너무 아름다워서 다리에서 잠시 멈춰서 한 장 찍었습니다. 실제보다 사진이 조금 더 분위기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 실제로는 어떤 부분은 조금 남루합니다. 중국은 지금보다 옛날이 더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중국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두 가지 모순된 감정을 갖는 것 같습니다. 미개하고, 짝퉁의 나라라고 무시하면서도 과거의 역사와 거대한 땅덩어리, 무한한 가능성 앞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에 대해 좀 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 그 이야기를 하면 길어질 듯하니 요건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중국 수저우를 하루밤, 하루낮 돌아다녔던 경험을 적어내려갈까 합니다.

인력거 아저씨

기차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고민하다가 오전중에는 관광을 하기로 결심하고 체크아웃후 호텔을 나섰습니다. 수저우 3대정원의 하나인 류위엔이 호텔에서 불과 1.6킬로미터라고 하길래 들러보려구요. 호텔 앞 길거리에서 인력거 아저씨가 다가와 호객행위를 합니다. 날씨도 제법 쌀쌀했고, 평상시 흥정하는 걸 싫어해서 거의 타지 않았는데 이날은 관광객모드라 그런지 선뜻 인력거에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아저씨가 병원앞에서 절 내려주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여기가 아니다~ 라고 했더니, 못알아 듣는 척 하네요. 그래서 10위엔(1800원)을 더 주기로 하니 10분만에 류위엔에 데려다 주네요. 보통때 같으면 바득바득 우겨서 추가 비용 안내는데, 이 날은 그냥 순순히 돈을 더 내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아저씨의 뒷모습에서 우리네 아버지 같은 삶의 무게가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살짝 찍은 사진인데, 아저씨 바지 엉덩이 사이가 띁어져 있었어요. 날씨도 추운데... 음...
그리고 추운 날씨를 이겨보려고 집게로 바지를 고정해서 바람을 막아보려고 임시 방편을 하셨네요. 이분도 열심히 살아가는 가장이겠죠.



류위엔(留園)

1525년에 만들어진 정원이라는데, 수저우에는 이런 아름답고 큰 개인정원들이 많이 있어서 관광코스로 유명합니다. 이렇게 호화롭고 큰 정원들이 개인소유라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서 옛날 모습 그대로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겨울이라 약간 스산하지만, 나름 운치가 있네요. 연못에 비치는 건물과 나무들의 모습도 아름답네요.

참고
1. 중국의 4대 명원 : 베이징의 이화원, 승덕의 피서산장, 수저우의 졸정원과 유원(류위엔)
2. 송나라 말기에는 수저우에 170여개의 정원이 있는데, 현재는 60여개만 보존되고 있으며 이 오래된 정원들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내외처럼 보이는 두 사람이 연못에서 뭔가 일을 하고 있네요.


수저우의 정원들은 기암들로 장식을 한 곳이 많습니다. 예전에 누군가 왕의 일가 친족이 기암을 놓고 자랑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유행처럼 번졌다고 하더군요. 거참.. 취미도..^^;;



바닥도 예사롭지 않죠? 아스팔트 길이나 시멘트 바닥보다 훨씬 멋져 보이는 자갈로 그림을 그려 만든 산책로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내도 대부분 공개되어 있어 예전 귀족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 사람, 한국 사람, 일본 사람 순으로 그룹투어가 많이 보이더군요. 혼자 여행할 때는 단체관광하는데 살짝 끼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매우 좋아요. ^-^ 헤헤헤.. 몰래 훔쳐듣기!


정원의 한쪽 구석에는 분재원이 있더군요.








중국 사극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였습니다. 저 벽의 동그란 문 뒤로 사랑하는 연인이 기다리고 있는 달콤한 상상을 해보며 천천히 걸어갑니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는 건 도둑고양이 친구입니다.  안녕? 우리 사이좋게 지내볼까?


어! 혼자가 아니구나. 검은 고양이, 하얀 고양이, 노란 고양이~ 한 대 여섯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네요. ^-^





한바퀴 돌고 나왔습니다. 정원 밖 상점들의 모습입니다. 울창한 가로수 덕분에 길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역시 사람은 초록색이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합니다.


또 다른 단체 관광객이 도착했네요. 저는 맡겨두었던 가방을 찾아서 역으로 향했습니다. 그래서 상해 푸동공항을 경유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수저우의 밤 풍경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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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무석 출장 이모저모


1. 중국출장은 갈 때마다 뭔가 재밌는 것들을 발견합니다.
상해 푸동공항 출구에서요걸 보고 "오~"하고 놀랐습니다.바로 출국하는 사람들에게서 압수한 라이터입니다.
 
사장님하고 잡담하는데 매번 라이터를 공항에서 뺏겨서 현지에서 다시 사야한다고 투덜대는 겁니다. 그래서 압수한 라이터를 어떻게 하는 것일까에 대해서 추측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버린다.
업계에 헐값에 넘긴다.
 
등등 의견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말로 '출국하는 사람들거 압수했으면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풀면 좀 좋아.그거 쌓아뒀다가 뭐할거야.'하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두둥!

정말 입국장 출구에 라이터가 수북히 쌓여있는 것이다. 
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었나봅니다.
담배도 안피는 주제에 기념으로 라이터를 하나 집어듭니다.
어차피 다시 출국할때 압수당할 것을.. ㅋㅋㅋ
 
2. 홍콩 -> 상해 (MU708) 동방항공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동방항공, 남방항공 탈땐 미리 버거킹 햄버거를 먹고 탑승했습니다. 음식을 먹을수가 없어서 였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음식질이 훨씬 나아졌네요. 그리고 싱가폴 항공을 따라하는지 식후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도 내주네요.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


3. 상해기차역 옆 홀리데이인 호텔

저녁기차로 무석에 가면 12시가 넘어서 도착하는 관계로 상해 기차역근처에서 1박을 하고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홀리데이인 호텔에 묵었는데,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 흔적들이 보여서 감동받았습니다.


4. 고속열차 (상해-> 무석)

바쁘게 출근하는 상해사람들과 함께 걸어서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출발 10분전이네요.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기차로 1시간반에서 2시간 걸렸는데, 고속열차의 등장으로 55분이면 도착하네요. 무섭게 변하는 중국입니다. 일본회사에 의뢰해서 만든 99% 신칸센닮은 기차네요.  

일등석이라서 그런지 좌석과 좌석사이의 공간이 넉넉합니다. 일본 신칸센보다 가격은 십분의 일이랍니다.
이날 저희가 산 티켓은 47위엔이었거든요. (만원이 안되는..) 편안하게 한 시간 정도 걸려서 무석(Wuxi)역에 도착했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기념촬영.. 찰칵!



택시타고 가는 길에 관람차가 보여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무석은 전자 IT계통 업체들이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Sharp LCD패널을 만드는 큰 공장이 있고, SONY, 마츠시타등 대형일본업체들이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한국기업중에서는 하이닉스가 제일 유명하구요. 공업단지를 조금 벗어나니 태호주변엔 산책하기 좋은 길과 레스토랑들과 멋진 별장들이 있네요. 새로 만드는 건물중에는 전통적인 스타일로 만들어져 고풍스러운 멋이 나는 건물들도 많이 눈에 띄네요. 경제성장과 함께 명암이 있겠지만, 앞으로도 중국은 발전할 여지가 많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인간의 생각)의 변화는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이웃 중국의 향후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우리나라와 어떤 식의 관계와 협력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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