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맞서는 대응법 비교(일본 대형가전 제조업체들의 전략비교)

당분간 세계경제가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데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주간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출장보고서를 정리하다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일본의 대형가전 제조업체 두 곳의 불황을 맞이하는 대응법이 판이하게 달라서 어떤 전략이 더 효과가 있는지 향후에 주의깊게 살펴봐야 겠다고 생각이 드네요.

A社의 경우, 전형적인 불황타계책이네요. '경기가 안좋을 때는 바짝 엎드려서 참아낸다.'입니다. 일본어로 '我慢比べ(가망그라베)'싸움이 되지 않겠냐고 하네요. 우리 말로 하면 참을성 비교, 누가누가 잘 참고 살아남나가 관건이 아니냐는 이야기지요.
 
이 회사의 경우에는 사장님이 영업에게는 ''예산 작성에서는 립서비스(입에 발린 말이나 부풀린 건)는 빼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해서 올려라."라는 지시를, 구매부에게는 "시장이 어려워질수록 헐값에라도 물건을 파는 회사들이 나오기 마련. 잘 보고 있다가 이 때를 가격인하(costdown)의 기회로 삼는다."라는 전략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효율성을 높여서 살아남아보자는 거죠.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효과를 빨리 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B社의 경우,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입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규모를 늘려서 대당 비용 절감과 박리다매를 통한 이윤을 창출한다는 공격적인 전략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어느정도 인정받는 일류상품을 가진 회사의 자신감이 없으면 내놓을 수 없는 전략이죠. 내년 예산 작성을 위해서 받은 내지에는 올해 생산대수의 2배로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네요. 저희 회사에서는 2배까지는 무리지만, 1.5배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냐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B社가 생산대수를 2배로만 늘려준다면 저희 회사의 다른 부분에서 줄어든 예산을 다 커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실현가능성이 있나는 지켜봐야 겠지요.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불황과 호황에서 각 회사가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서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적어도 20-30년은 이 바닥에서 밥 벌어 먹고 살아야 할텐데, 전문지식이 없으면 눈치라도 키워나가야죠.  ^^;; 


사진은 해남도 동물원에서 봤던 돼지들의 달리기입니다. 열심히 달려라, 누가 이길까? 뭐, 이런 기분으로 가볍게 넣어봤습니다. 즐감하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