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용산 전쟁기념관, 그리고 3대째 내려오는 유명한 중국집 <명화원>

홍콩에는 정부에서 관리하는 박물관과 사설 박물관을 다 묶어서 1년간 가족들이 무제한으로 방문할 수 있는 박물관 연간입장권이 있습니다. 3만5천원 정도면 4인까지 가족들은 역사박물관, 우주박물관, 문화박물관 등등 대부분의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달팽군이 어릴 때부터 늘 가족 연간입장권을 끊어서 박물관을 놀이터 삼아 자라왔습니다.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쾌적한 실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학습이 가능하니 이 보다 좋을 수는 없죠. ^-^ 특히 과학박물관/역사박물관/우주박물관이 엄마 회사 근처라서 학교 끝나고 박물관에서 놀다가 엄마와 함께 퇴근을 하곤 했었죠. 아이는 즐거워서 좋고, 엄마는 집에서 시간을 흘려보내기 보다 하나라도 배울까 하는 생각에 마음 편하게 일에 전념할 수 있었죠.
 
그래서 그런지, 달팽군은 박물관에서 시간을 잘 보냅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같은 설명하는 비디오도 잘 봅니다. 이 날도 달팽군에게 '아빠가 기다리니 대충보고 가자'고 했으나, 결국 한국전쟁의 흐름을 보여주는 짧은 다큐멘터리를 대여섯개쯤 보고, 전관을 다 돌아본 후에야 나왔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결국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지요. 원시시대부터 현대까지 전쟁을 통해서 한국의 역사를 정리했네요. 책에서만 봤던 내용들이 전시실을 돌면서 정리가 되네요.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유익한 시간을 보낼만한 곳이더군요.



가장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내용은 역시 한국전쟁에 관한 것이네요. 한국전쟁과 관련된 비디오들은 '한국어', '일본어','중국어','영어'로 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용하기 편리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전시실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중국사람, 일본사람, 서양사람등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버튼 하나로 이기고 지는 것만 생각하는 컴퓨터 게임속의 전쟁이 아닌 피비린내가 흥건한 전쟁의 실상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달팽군은 피난민 마을을 재현해 놓은 곳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우리 나라 참 가난했다."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풍요로운 세대에게는 불과 몇 십년전에 잿더미로 변했던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며 '과거'를 알고, 평화를 지키려는 마음을 일깨워 줄 겁니다.  






저도 말로만 들었던 '꿀꿀이'죽을 처음으로 봤습니다.


어둡고 암울한 과거만 있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체험관들도 있더군요. 레이저 총을 쏴서 명중시키면 과녘이 눕게 되어 있었는데, 달팽군 총을 잡고 놓질 않아서 떼어내느라고 고생했습니다. 처음엔 헤매더니 관리하시는 분이 설명을 해주셔서 요령이 생기자 백발백중이네요.



요건 군함체험입니다. 마치 장군이라도 된 듯이 배 위에서 바다를 살펴보기도 하고요~


밥도 시켜보고요~


잠자리에도 누워봅니다.


"엄마, 좀 쉬었다 가요~"


그 외에도 전쟁체험관이 있는데, 시간을 맞추지 못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아쉽네요.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들러야겠습니다.
 

역사적인 순간들을 직접 보기도 합니다. "서울수복"입니다.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갔는데,


중공군의 인해전술로 다시 남하하게 되지요.


그래서 만들어진, 38선 따위 그냥 건너 뛸테닷!


대한 독립 만세! 통일 만세!


학도병들입니다. 너무나 아름답게 피어날 꽃송이들이 자신들의 몸을 던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배우고자 하는 열의.


북한군의 남하와, 남한군의 수복. 같은 민족이면서도 이념 앞에 적이 되어 싸워야 했던 불행한 민족.
천장에 숨어 있는 아들이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어떤 심정이었을까.


베트남 전쟁에 관한 전시물들도 있네요.


그 외에도 한참 더 구경을 했어요.









그리고 나니, 물론 배가 고프죠. 맛있는 점심은 바로 유명한 <명화원>에서!
프로젝트 때문에 몇달간 국방부 근처에서 일했던 달팽삼촌의 추천으로 찾아갔습니다. 3대에 걸친, 50년 전통의 중국집. 중국 사람 남편과 한국인 부인이 운영하고 있다고 하네요. 일요일에는 쉬고, 평일에도 몇시간만 영업한다는 그 집.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음식맛이 좀 안 좋다는 평이 있지만,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50년간 건물과 위치가 바뀌지 않아서 대로변에 있네요. 차를 댈 수가 없어서 달팽맘이 포장해서 날랐는데, 점심시간이 좀 지났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네요. 그래서 30분도 넘게 기다려서 음식을 포장해서 나왔는데, 나오고 나니 사람들 줄이 없어졌네요. -_-;


바삭바삭한 맛이 일품인 군만두가 가장 맛이 있었습니다.


탕수육은 녹말을 좀 많이 넣는지, 아삭아삭하기보다는 쫄깃쫄깃해서 좀 특이하네요. 적당히 달달하고, 새콤한 소스도 맛있구요.


약간 불어서 그런지 짜장면은 보통이네요. ^-^


역사체험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나니 건방진 달팽군.
 제대 3일 앞둔 병장포즈로 포스팅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