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씨 홍콩 공연에 다녀왔어요.

달팽파파의 친구내외가 초대해주셔서 조수미씨 홍콩 공연에 따라갔다 왔어요. 침사초이 스타의 거리에 있는 문화센터에서 11월15일 밤 8시부터 시작하는 공연이었습니다.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었는데, 조수미씨와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곡들을 위주로 중간중간에는 오케스트라만의 빠르고 힘있는 곡들로 구성이 좋았습니다.


초반부에는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극찬에 기대를 너무 해서 인지 청아한 목소리가 아름답기는 했지만, 그다지 감동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연주에 그다지 조예가 깊지 못한 내 귀에도 연주 삑사리가 들릴 정도 였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구요. 하지만 중간 휴식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공연에 점점 빠져 들었습니다. 수십대의 바이올린 활이 연주자의 지휘에 맞춰 살아 움직이듯 춤추는 모습도 아름다웠고, 곡들도 조수미씨에게 점점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중 '셈프레 리베라'처럼 유명한 곡들을 불러서 그런건가?

처음에 헐렁이 박수로 건방지게 있던 내 모습도 점점 진지해지면서 열렬히 박수를 치도록 변했습니다. 아름다운 노래와 연주에도 사실 2% 부족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남의 나라,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노래에서 분위기만으로 감상하는 건 아무래도 공감이 덜 되더라구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앵콜 2번째 곡에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는 겁니다. 오..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생각치도 못했던 거라 소름이 쫘악~ 돋더군요. 혹시라도 명성왕후에서 불렀던 곡을 들을 기회가 있을까 했는데 그건 좀 욕심이었던 것 같구요. ^^

공연 중간 중간, 역시 조수미!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련한 무대 매너로 관객들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자기에게 끌어당기는 그녀의 매력에 저는 팬이 되고 말았습니다. 세계수준급이란 역시 다르군요. 앵콜을 3개나 준비해와 본 공연에서 보여주지 못한 자기만의 매력을 더욱 뽐내는 그녀는 프로겠지요. 놀듯이, 즐기면서 공연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오랜 경륜과 노력에서 나오는 포스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아름답습니다. 

끝나고 나서 홀을 떠나는 사람들도 아쉬운듯 쉽게 발을 떼지 못하네요.
 

문화뽐뿌 받아서 이 날 간 집 아이들과 우리 달팽군을 위해 12월 초에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 공연인 Christmas Magic을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오늘 퇴근하고 예약하러 가야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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