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구경


한국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달팽군이 제일 좋아하는 "회"를 먹기로 했습니다.
친정이 소래 포구 근처의 아파트로 이사했기에 구경도 할 겸 시장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역시.. 시장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납니다. 달팽군은 비린내만 난다며 처음엔 코를 막네요. ㅎㅎㅎ
시끌벅적 삶의 활력이 느껴집니다.
시장으로 들어가는 골목에는 횟집과 노래방, 가게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깊은 곳까지 걸어들어가면 포구에 닿습니다.



매번 들어오는 배에 따라서 파는 해산물의 종류가 바뀐다고 합니다.
어떤 날은 새우를 많이 팔고, 어떤 날은 광어를 많이 팔고.. 이 날은 자연산 광어와 우럭이 많았습니다.
'우럭'을 한번도 먹어본 적 없는 달팽군, 1박2일을 보고 한번 꼭 먹어보고 싶었나 봅니다.
외할머니를 달달 볶아서 결국 '우럭'을 샀고, 달팽아빠가 매운탕을 맛있게 끓였답니다. ㅎㅎ
10명이 맛있게 먹은 매운탕을 끓인 '우럭' 6마리에 만원.


그리고 자연산 광어! 쫄깃쫄깃 맛있는 자연산 광어 두 마리에 2만원. (와! 완전 싸죠!! )
하지만 그냥 먹을 수는 없는 법. 근처 가게에 가서 회를 떠달라고 해야 합니다.
Kg당 5천원의 추가 비용이 듭니다. 저희가 산 광어는 2마리에 2Kg정도 되더군요.
무채위에 올려서 요렇게 포장해서 줍니다.



달팽군이 너무 좋아하는 '명란젓'이 너무 싸길래 외할머니 단골집에서 1통 사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홍콩까지 싸왔어요.
당분간 우리 식구의 소중한 식량이 될 듯 합니다. 
약간 터진 것들을 모아 놓은 게 있는 데 그걸 사면 같은 값이라도 양이 훨씬 많습니다.
보통은 봉지에 담아주시는데, 홍콩 간다고 하니 통에 담아 주시네요.


1박2일 복불복에 등장하곤 하는 황석어..



맛나 보이는 대하.. 군침이..


심각한 대화를 나누는 양식광어(노란색 통통한 녀석)와 이름모를 물고기.  


그 외에도 추억의 음식들이 많이 보이네요. 꼭 필요한 지출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럴 땐 지갑을 좀 풀어서 이것저것 삽니다.
배가 부를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만족감까지 있어 너무 좋네요. 국가경제도 살리고~  (뻔데기 한 컵 사먹으면서 너무 거창한가요? -_-;;)
 
달팽군은 처음 먹어보는 옥수수빵 1덩어리 3천원.
달팽군 사촌동생을 품고 있는 작은 외숙모를 위한 뻔데기 1컵 2천원.
달팽엄마가 사자고 조른 인삼과 대추가 동동 떠있는 막걸리 1.5리터 들이 한 병에 3천원. (사실은 동동주를 더 좋아해요. ^-^)
달팽군 이모를 위한 국화빵 1봉지 2천원.
 
시장 어귀에는 뽑기도 있었어요. 날씨만 좀 덜 추웠다면 아마 뽑기도 했을텐데.. 헤헤헤.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집에 와서 차린 맛있는 저녁 한 상.
신선한 자연산 광어회와 우럭 매운탕, 그리고 막거리! 캬!
가족들과의 행복한 저녁시간이었습니다.
 
동생 부부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집들이 할 때도 요렇게 광어회를 사다가 해야겠다네요.
횟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시장에서 사다가 집에서 먹는 것도 꽤 좋네요.
행복하고, 푸짐하고, 정이 넘치는 맛있는 밥상을 착한 가격에 차려봤습니다.
열 명이 먹은 이 날 밥상은 5만원도 채 안들었어요.
 



 
21개월 된 귀여운 딸과 놀러온 친구도 함께 했어요. 딸기 요구르트 원샷! 
애교도 많고, 새침한게 어찌나 귀여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