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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8 블로깅보다 알바~☆ 12

블로깅보다 알바~☆


주말내내 그리고 어제까지 잠을 줄여가면서 빡센 번역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오...  엄마달팽은 투잡스족? 아니, 쓰리잡스족! 업무량과 시간투자의 강도가 가장 쎈 '엄마'라는 직업까지 쓰리잡스라고 우긴답니다. ㅎㅎ ) 번역알바는 늘 있는 게 아니라 들어왔을때는 무리가 되더라도 악착같이 끝내주는게 다음에 또 일을 받는 비결인지라, 토요일은 새벽6시반까지, 일요일도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하고 또 했습니다. 번역을 하다보면 돈도 생기지만,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웁니다. 마케팅 리서치에 관한 것이나 홈페이지 번역 같은 것들이 주로 들어오는데, 가끔 금융계 회사관련 약관이나 법정소송 관련 일들도 들어옵니다. 이번에 들어온 일은 법정소송건이었습니다. 이름에서 추론해 보면 남편은 홍콩계 미국인, 부인은 일본인인데 이혼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이가 좋지 않아 남편이 부인을 상대로 공동양육권 하에 있는 아이 둘을 데리고 남편과 상의 없이 일본으로 데려가지 못하도록 두 사람간의 합의가 끝날 때까지 법원의 출국허가 없이 아이들과 부인이 홍콩출국금지를 신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평소 화가 나면 혼자서 이혼해버릴까 하는 생각을 안해본 건 아니지만, 실제로 피튀기는 두 사람의 소송관련 서류를 열심히 번역하고 있자니 매우 우울해집니다. 이런 과정이 무서워서라도 이혼은 못할 것 같습니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인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가족보다 더 가까이 살을 맞대고 사는 결혼. 축복인지, 저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인 것 같습니다. ^^
 
어제 밤엔 번역이 거의 끝나가기도 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심해서 막판엔 음주번역을 했습니다.


불쌍한 아이들. 부모의 불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아이들인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의뢰인에게 화일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편하네요. 오늘은 퇴근하고 나면 마음 편하게 달팽군과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밀린 1박2일이나 봐야 겠습니다. 화요일이군요. 달팽군은 방과후 아이들과 열심히 뛰어놀다가 5시반부터 한시간동안 수영강습 받는 날이니 7시반쯤 집에 돌아오겠네요. 칼퇴근해야 놀아줄 사람도 없고 저도 회사에서 조금 널널히 블로깅하다가 퇴근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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